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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보검스님 문화탐방] 연극은 인류의 운명이며 삶과 부활의 반복

영국 루퍼트 브룩의 희곡 각색한 ‘말도 아니야’에서
딸 배역 맡은 구재숙 배우의 노련한 명연기에 감탄

고도의 첨단산업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어쩌면 무의미한 삶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질주의에 매몰된 인간의 영혼은 피폐화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자본주의란 ‘돈의 힘’은 모든 것을 압도해 버린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사회의 실상이 무엇이며 자신의 숭고한 영혼이 어떻게 타락해 가는지조차 모른 채, 그저 살아갈 뿐이다. 이럴 때 우리는 연극을 통해서 사회의 실태를 파악하고 자신의 영혼이 어느 차원에 존재하는지 객관화 해 볼 수 있는 자아발견의 시간을 가지면서 카타르시스(淨化)를 느끼게 된다.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 장승배기역 근처 국화 소극장에서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 루퍼트 브룩의 유작 희곡 ‘리투아니아’를 각색한 작품 ‘말도 아니야’를 관람했다. 


배역진은 구재숙, 정건범, 한연희, 엄정숙, 마준옹, 한종숙, 양형란, 박영혜 배우들이었다. 내가 아는 분은 구재숙 배우와 정건범 배우였다. 구재숙 배우의 연기를 처음 봤는데, 배역을 너무나 잘 소화해 냈다.  

 


연극은 육안으로 보는 순간에만 존재한다고 함은 연극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시나 소설이 활자화되어 그 원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연극은 공연이 끝나는 동시에 사라져 버리고 오직 상연대본과 프로그램, 무대사진, 평론 그리고 그 공연을 본 관객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연극이 순간적인 시간예술임에도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음은 살아 있는 인간, 즉 배우가 인간의 체험을 바로 그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모방하기 때문이다. 

 


연극은 어떠한 과거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현재'시간에서 진행되게 마련이며, 관객은 과거를 현재에서 체험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예술보다도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서 하나의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들)의 행위를 모방하여 말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직접적이고 감동적인 것은 없다.


인간이 숨 쉬고 있는 동안 연극은 밤낮에 따라 죽음과 부활을 반복할 것이다. '자정에 죽은 연극은 솟아오르는 태양과 함께 다시 태어난다' 함은 인류역사가 계속되는 동안 연극도 계속된다는 뜻 이외에, 일단 끝난 공연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되 다시 상연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태어난 연극은 전날 자정에 죽은 연극과 동일한 것은 아니며, 다만 내용이 같을 따름이다.


연극은 배우가 무대 장치·조명·음악 등의 도움을 받아 연출자의 지도아래 각본에 의해서 연기를 하여 관객에게 보이는 종합 예술이다.

 


연기의 내용은 액션 인물에 의해서 연기되는 사건으로서 통일되며, 액션은 몇 개의 막(幕)으로 구분되고, 막은 다시 몇 개의 장(場)으로 세분되어 하나의 극을 형성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각색 ‘말도 아니야’는 어쩌면 비극이면서도 비희극(悲喜劇)에 가까운 작품이다. 슬프면서도 어이없는 일을 저지른 가난한 자들의 슬픔과 웃음을 관객들에 던져 주고 있는 삶과 인생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소개해 보자. 


이 이야기는 러시아 통치하의 농업 국가인 리투아니아 계곡에 사는 가난한 가족의 집을 묘사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부유한 낯선 사람이 이 가난한 가족의 집에 하룻밤을 묵기 위해 도착하는데, 아버지는 집에 없고 어머니와 딸은 그를 머물도록 허락한다. 아들에 대해 물었을 때, 어머니는 낯선 사람에게 그가 열세 살쯤 되었을 때 도망쳤으며, 그가 다시 돌아오면 그를 환영할 것인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오자 낯선 사람은 자기에게 많은 돈과 금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것을 보여준다. 


가족은 오랫동안 가난과 비참함에 시달렸다. 낯선 사람의 부는 가난에 찌든 가족에게 걷잡을 수 없는 탐욕을 불러일으킨다. 부모와 딸은 그의 귀중품을 빼앗고 침대에서 그를 죽이려고 공모한다. 그들은 그를 도둑으로 여기면서 그들의 결정을 정당화한다. 아버지는 칼을 들고 가지만 남자를 죽일 만큼 용기가 없다. 그는 그를 죽이기 전에 술을 마시고 싶어한다. 그는 술을 마시러 나갔다가 한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는다. 그 사이 엄마와 딸은 그를 기다리느라 지쳤다. 딸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도끼를 들고 낯선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인다. 


보드카 지기와 그의 아들은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온다. 가게 주인은 낯선 사람이 가출한 가족의 아들임을 밝힌다. 이제 그는 자신이 축적한 부를 나누기 위해 돌아왔다. 그러나 그는 다음날까지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하고 싶어했다. 그는 그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스릴 넘치는 놀라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어머니에게 후회와 괴로움을 안겨준다. 그녀는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어머니 어머니라고 말했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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