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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시론] 물가 고삐 늦출 때 아니다

새해 첫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2일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져 상승률이 2%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품목별로는 석유류가 1년 전보다 5.0%나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는데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이라고 한다. 정부는 "석유류와 개인 서비스, 가공식품 등의 가격상승률이 둔화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지표상으로 물가 안정세가 지속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물가 지표를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체감하는 데는 온도 차가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차리기가 겁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날 통계에서도 신선과실은 28.5%나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과와 배가 1년 전보다 각각 56.8%와 41.2%나 급등했다.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값이 오르기 시작한 사과는 서민들이 고물가를 체감하는 대표적인 품목 중의 하나다. 귤과 감도 40% 가까이 오르는 등 다른 과일도 비싸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다 보니 올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라는 조사 결과도 여럿 나왔다. 지난달 말 발표된 농촌진흥청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8%가 설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달 외식 물가도 작년 같은 달보다 4.3% 올랐다. 정부가 설 성수품 16개의 가격 안정을 위해 각종 공급·할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지만 시민들이 현장에서 이를 즉각 느끼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부문별 온도 차가 커서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물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크다. 무엇보다 지난달 물가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82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은 유가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도 여전히 높다"며 일시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 정례회의에서 물가의 '마지막 고비'를 걱정하며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물가 안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고는 하나 안정기에 안착할 때까지는 섣불리 물가의 고삐를 늦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