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덩달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도 맥을 못 춘다. 지지율로만 놓고 보면 여권은 총체적 난국이다.
30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주간 여론조사(9월 23∼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7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동시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5%포인트 떨어진 25.8%로 나타나 9월 2주차(27.0%)에 기록한 기존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9.9%로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앞서 한국갤럽의 2주차 여론조사(9월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율이 20%로 최저치를 나타냈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28%로 최저치였다.
이후 같은 조사에서 약간 반등하긴 했지만 엄중한 의미가 있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이 돌아선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념으로는 보수, 지역으론 영남, 연령대로는 60대 이상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게 이를 방증한다.
민심 이반이 심각한데도 여권의 태도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의료대란 사태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문제 해결 능력은 물론이고 위기라는 자각도 없어 보인다. 지지율 추락의 원인인 의정 갈등도 여권이 풀려는 의지가 있다면 당정 간 이견부터 해소해야 하건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최근 회동도 말 그대로 밥만 먹고 헤어지면서 '단체 회식'이 됐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요청을 한 것이 유일한 이슈가 되다시피 했다.
여권 난맥상의 타개책은 이미 나와 있다. 당장 당정이 호흡을 맞춰 일체감을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인사와 메시지 등 국정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하고, 한 대표는 대권을 향한 팬덤 정치의 유혹을 버리고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여당의 쇄신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친한, 친윤으로 갈라져 하루가 멀다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니 지지율이 오를 리 만무하다.
한동훈 체제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당 운영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말은 언제 그랬냐는 듯 헛된 약속이 된 느낌이다. 이제라도 민심 이반의 원인을 정확히 짚고 적절한 해법이라면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지는 와중에 총선 후 첫 재보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기초단체장 몇 곳만 뽑는 미니 선거이긴 하지만 그 결과가 나쁘면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더 떨어지고 당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
오는 11월이면 현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돈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속성상 임기 반환점이 되면 공직사회가 점점 미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지지율마저 낮으면 여권 뜻대로 국정이 굴러가지 않게 된다. 여권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