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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시론] 전공의 집단행동…의료대란 초래 안된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양상이 가시화할 조짐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를 거쳐 오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으로 이들은 국내 필수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빅5 병원의 경우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37%에 달한다. 이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게 되면 의료 공백은 불가피해진다. 

 

정부가 집계한 결과 15일 자정 기준으로 원광대병원 등 7개 병원에서 15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의사'인 전국 의과대학생들도 집단행동에 가세할 조짐이다. 


전국 40개 의대 중 35개 의대 대표 학생들은 오는 20일 휴학계를 내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한다. 자칫 '의료대란'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전공의 등의 이번 집단행동 양상은 2020년 파업 사태를 되돌아보게 한다. 응급 의료 근무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전공의들은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 등 방침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섰다. 


당시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율은 80%에 육박했다. 전공의 파업이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했던 상황과 겹치면서 진료나 수술,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당시 부산에선 약물을 마신 40대 남성이 응급 처치를 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을 배회하다가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지는 일도 나왔다. 파업에 따른 혼란상은 의료대란으로 불릴 만큼 극심했다는 것이다. 


결국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은 무산됐지만 지역·필수 의료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작금의 상황에 비춰보면 의료계와 우리 사회가 진정 무엇을 얻었는지는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며 강경한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전국 221개 수련병원 전체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예상할 수 있는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대응은 당연한 조치다. 의료 현장의 혼란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정부는 현재 비대면 진료의 전면 확대와 진료 보조 간호사의 역할 확대, 공공기관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대책이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면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 내부의 집단반발이 확산할 조짐이어서 정부와의 갈등과 대치는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의대 증원 방침을 둘러싼 대립이 의료 대란이나 파국을 초래해선 안 될 일이다. 의료계가 처한 위기 국면의 실체를 직시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화와 소통 노력은 지속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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