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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시론] 윤대통령·이대표, 더 자주 대화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공식 회담은 대선 후 처음으로, 당초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10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했고, 윤 대통령은 15분간 이어진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을 끝까지 듣고 개별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여러 대화가 오갔다는 점만으로도 성과 있는 첫 만남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예상대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건 없었다. 민생 회복이 가장 시급한 국가 과제라는 총론에 인식을 같이했을 뿐, 각론에선 견해차를 드러냈다. 


회담 주요 의제로 꼽힌 민주당의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 공약에 대해 이 대표는 "꼭 수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어려운 분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연금개혁 문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대표가 "정부가 방향을 정해달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회에 많은 데이터를 제공했다"며 공을 넘겼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거부권 행사 자제를 요청하는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해서도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민간조사위에 영장 청구권 부여 같은 법리적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여야정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해야 한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거의 모든 현안마다 간극이 크다 보니 정작 중요한 한덕수 총리의 후임 인선 문제도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성과도 있었다. 의료 개혁이 시급한 과제이고, 이를 위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윤 대통령에게 이 대표가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적극 호응한 것이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두 사람이 첫 회담을 계기로 자주 만나기로 한 것도 성과다. 앞으로 만날 때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 자체가 정치 복원을 알리는 신호라 할 것이다.

    
한두 번 만나는 것으로 입장차를 극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가 이해의 폭을 넓히려면 공식 소통 구조를 갖춰야 한다. 여야정협의체도 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윤 대통령이 야당의 말에 귀를 열고 합리적 비판이라면 적극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도한 요구는 자제하고 국익 차원에서 협력할 건 협력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회담 후 여당은 "협치의 첫발을 떼는 출발점"이라 했고,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쉽지만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고 했다. 


양측 모두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이제부턴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가 무한 갈등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의 틀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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