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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시론] 힘 과시한 거야, 협치 걷어차

압도적 과반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한 대로 10일 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자당 의원들의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다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22대 국회가 국회의장에 이어 주요 상임위원장마저 야당 단독으로 선출하면서 '반쪽' 원구성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불러 원구성 관련 최종 담판을 중재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상황은 악화일로다. 국민의힘의 의사일정 전면거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마냥 늦출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던 4년 전의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과 판박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넘긴 이상 다수결 원리에 기반해 상임위원장 선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2대 국회가 거야 주도로 `반쪽' 개원에 이어 '반쪽' 원구성마저 강행하면서 국민이 요구했던 협치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있다. 의석 171석의 민주당이 그간 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절충 가능한 수준의 대안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지 우선 묻고 싶다. 

이렇다 할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대응한 여당도 책임이 없을 순 없다. 추가 협상을 독려하지 않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우원식 의장의 태도도 아쉬움이 작지 않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주의 본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회 내에서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담당할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 민주당이 그간의 전통과 관례를 깨고 원내 2당 몫이었던 법사위원장과 여당 몫의 운영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것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을 견제하고 다수당이 신속한 법안 처리에 나서는 것이 총선 민심이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지만 이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회 운영의 정신에 배치되는 것이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기에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도 마음먹는다면 법안을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운영위·과방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자는 국민의힘의 최종 절충안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원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까지도 장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원구성 협상조차 정략적 대결의 소재로 삼는 여야의 눈에 산적한 민생 현안이 제대로 들어올 리 만무하다. 민주당은 조속히 상임위를 가동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 처리 등을 밀어붙일 방침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향후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내 1당이나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는 파행의 장기화가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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